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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같은 사건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과의 차이점은?


 

 

 

 

'남산의 부장들'(이하 '남산')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유명한 10.26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다. 마찬가지로 '그때 그 사람들'(이하 '그 사람들')도 10.26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같은 사건을 다룬 영화이지만 개봉된 시기가 16년이 차이가 난다. '남산의 부장들'은 올해 개봉했지만, '그때 그 사람들'은 2004년에 개봉했다. 장르도 다르다. 물론 출연진도 감독도 다르지만 같은 사건을 다룬 이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해 보겠다.

아래에서 두 영화의 다른 매력에 빠져 보자

 

 

 

 

 

 

 

시간의 차이

 

우선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시간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남산'의 경우 10.26 사건의 40일 전부터 시작해서 영화는 10월 26일 그날 밤으로 흘러간다. 즉 10월 26일 당일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서는 대부분 10월 26일 당일만을 다룬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두 영화에 비슷한 장면도 몇 차례 나온다. 특히 10월 26일날 일어났던 일과 관련해서 겹치는 장면도 나온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헬리콥터를 탈 때 김 부장의 자리가 없어서 김 부장이 헬기를 못 타는 장면이 두 영화 모두 등장한다. 하지만 '남산'에서는 10월 26일 사건이 클라이막스인 만큼 헬기에 타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결정적인 장면이 되는 반면, '그 사람들'에서는 그 장면이 영화의 도입부가 된다. 

 

같은 장면이고 둘 다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일이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시간이 달랐기 때문에 두 장면의 무게도 달랐다. '남산'의 경우에는 앞어 40일 간 있었던 일을 보여주며 헬기에 못 타는 것이 김 부장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되고, 이상하게도 '그 사람들'에서는 고작 헬기 못 탄 걸로 그런 일을 하는 것처럼 보여 조금은 찌질해 보인다. 이는 단순한 시간 차이보다는 장르의 차이도 있는 것 같다.

 

 

 

 

 

 

 

 

장르의 차이

 

두 영화는 장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포스터에서도 느껴지겠지만 '남산'은 조금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으로 드라마 장르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포스터에서 한석규가 풍선껌을 불고 있는 것으로 보와 조금은 가벼운 분위기를 띄고 있다. 즉 이 영화는 정치를 풍자한 블랙 코미디 영화이다.

 

장르라는 첫 단추가 다르기 때문에 그걸 위해서 다뤄지는 시간에도 차이가 존재한 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산'에서는 10.26 당일이 설득력 있게 전달되어야만 했다. 그래서 40일 동안 김부장(이병헌 분)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었으며 왜 그런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서는 10.26 사건이 너무 진지해지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계기를 엄청난 설득력을 가지고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헬기에 못 타는 장면을 넣고, 그것에 약간 서운해하는 김 부장의 모습들을 넣어주면 심각하게 보였던 역사적 사건이 무척 가벼워 보이게 된다. 당사자에게는 어떤 기분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로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런 식으로 영화는 결말까지도 부조리극처럼 어이없는 모습과 감정들을 보여주며 가볍게 진행된다.

 

 

 

 

 

 

 

 

 

시대의 차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차이가 아닐까 싶다. 영화가 개봉한 시대가 다르다. 2004년이나 지금이나 전부 진보 정권이 집권을 하던 시기였지만 2020년에 다뤄진 10.26 사건은 결이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영화의 관계자였던 전 대통령이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실망을 했기 때문에 '남산'에서는 김부장의 모습이 더욱 진중하게 다뤄진 게 아닐까 싶다.

 

사실 '그 사람들'에서 김부장(백윤식 분)은 진지한 면이 없다. 캐릭터가 무척 가볍게 나온다. 영화 중간에 조금은 진지한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을 암살하는 장면에서도 한없이 가볍게 나온다. 하지만 '남산'에서는 왠지 모르게 김 부장이 멋지게 나온다. 소심하고 속 좁게 나오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진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실제 김 부장의 육성을 들려주며 김 부장의 모습이 더 멋지게 느껴지기도 한다.

 

역사는 시대가 바뀌며 평가도 달라지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대'라는 것이 내게는 정말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두 편의 영화를 비교해보니 16년이라는 짧은 시간도 시대가 변했다라고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감독은 관객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다. 특히 두 영화 모두 예술 영화라기보다는 유명 배우를 채용한 상업 영화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관객을 생각하고 만들 수밖에 없다. 관객이 공감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두 영화는 결국 감독이 만들었지만 어느 정도 그 당시에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던 김 부장의 모습을 반영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것이 16년 만에 정반대의 분위기가 되었다는 것을 두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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