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힘들었다는 건 알겠는데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그녀는 왜 힘든 것일까?

 

82년생 김지영을 보면 첫 장면부터 지영(정유미)이 얼마나 힘든지가 나온다. 지영은 아프다. 가끔 다른 사람이 되어 빙의를 하게되고 남편인 대현(공유)은 이를 심히 걱정한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게 되면 지영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된걸까? 궁금하게 되고 지영이 겪은 고통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보게 된다.

 

이 영화의 리뷰를 아래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고통

 

지영의 고통은 2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현재의 고통과 하나는 과거의 고통.

 

현재의 고통은 주부로서 느끼는 고통이며 명절 때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하는 고통, 어린 딸로 인해 생기는 고통,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고통 등이 있다. 

 

과거의 고통은 학창시절 모르는 남자에게 무서운 일을 당할뻔한 고통, 아들만 좋아하는 아버지의 차별에서 오는 고통, 직장 내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고통 등이 있다.

 

과거의 고통은 과거로만 머물지 않고, 현재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이어져서 여전히 지영은 직장내 몰카사건이 터지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 조금은 경계를 하고 사용하고, 아버지는 여전히 아들만 챙기며, 아이를 낳아서 어쩔 수 없이 수입이 더 높은 남편에게 사회생활을 양보한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원인과 하루하루 부딪히는 일상 속에서 지영은 고통 받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사람으로 빙의를 하는 정신병을 얻게 된다.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그녀는 힘들기만 한 것일까?

 

그런데 지영은 정말 고통스럽기만한걸까? 약 2시간에 가까운 영화를 보면 지영의 괴롭고 힘든 모습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영에게는 어릴적 할머니와 엄마에게 사랑을 받았던 경험과 학창시절 모르는 남학생에게 무서운 일을 당할 뻔할 때어떤 아줌마덕에 가까스로 위험을 피할 수 있었던 경험 그리고 직장내에서도 차별 받을 때 지영을 믿어주던 상사가 있었다.

 

매일매일 부딪히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일 끝나고 들어와 자신은 쉬지도 않고 지영에게 쉬라고 하며 아이를 돌보는 남편 대현이 있었고, 명절 때도 힘들까봐 깨우지도 않고 혼자서 새벽부터 일을 한 시어머니가 있었다. 그리고 남편 대현은 지영이 정신적으로 힘들까봐 정신과 예약도 해놓고 상처받지 않게 편하게 갔다오라고 권유도 하였고, 일을 하고 싶으면 자신이 육아휴직을 해서 아이를 돌보겠다고도 하였다.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더 빨리 행복해질 수 있었을텐데...

 

*스포주의*

 

사실 결말을 보면 지영은 결국 정신과를 가고 남편 대신 일을 나가면서 행복을 되찾게된다. 정신과라는 건 결국 그 사람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지 상황을 바꿔주지 못한다. 즉 지영의 관점이 조금만 바뀌었더라면 지영은 진작에 행복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무척 아쉬웠다. 사실 지영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던 방법은 모두 자신의 손에 올려진 거나 다름없었는데 지영은 조금의 어려움이 닥치면 그 열쇠를 손에서 놓아버렸다.

정신과를 가라고 할 때도 괜히 돈 걱정이 된다면서 병원을 박차고 나왔고, 남편이 육아휴직을 한다고 했을 때도 시어머니의 잔소리 한마디에 안된다고 포기를 했다. 사실 시어머니의 반대는 남편과 함께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었던 것임에도 지영은 그 열쇠를 쉽게 놓아버렸다.

 

그래서 지영이 조금 더 자신의 상황에 감사를 했으면 어떨까 싶다. 그녀가 겪은 고통도 결코 가볍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사실 이 세상엔 저마다 자신만의 무거운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누군가는 그 고통을 이겨내고 누군가는 그 고통에 짓눌리며 살아간다.

그 차이는 감사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영의 상황처럼 사람이 나쁘기만한 상황에 놓인 경우는 흔치않다. 그렇기에 자신의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조금만이라도 더 가져보았다면, 정신병에 걸릴 정도로 힘든 상황까진 가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쉬웠고, 이 세상에 지영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그 분들도 힘든 상황속에서 꼭 감사할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길 바라고 그걸 발견해서 결말의 지영처럼 행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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