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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베카> 넷플릭스 vs 히치콕 '같은 소설로 영화 만들기'(비교와 추천)


넷플릭스 레베카 vs 히치콕 레베카

 

 

지난달에 넷플릭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레베카'를 공개했다. 1940년대에도 히치콕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번 리메이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원작이 히치콕의 영화가 아니라 소설이지만, 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야기는 같은 줄기를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두 영화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댄버스 부인

 

 

 

캐릭터의 미묘한 차이

 

우선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의 성격일 것이다.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행동은 비슷하나, 분위기가 무척 다르다.

 

첫째로 댄버스 부인이 가장 많이 달랐다. 1940년작에서 댄버스 부인(주디스 앤더슨 분)은 마치 유령과 같은 사람이었다. 감정이 있는지,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댄버스 부인은 색조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대화를 할 때 표정 변화도 적어서 그녀를 통해 많은 긴장감과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에서 댄버스 부인(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분)은 표정이 너무 다채롭다.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로 보면 댄버스 부인의 다채로운 표정이 그녀를 너무 인간적인 캐릭터로 바꿔놓았다. 그래서 댄버스 부인에게 느껴지는 모든 서스펜스가 리메이크작에서는 가벼운 질투심 정도로만 느껴졌을 뿐이다.

 

 

 

 

 

 

 

둘째로 맥심과 여주인공의 관계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1940년작에서 맥심(로렌스 올리비에 분)은 여주인공(조안 폰테인 분)을 무척 사랑하면서도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여주인공의 태도도 무척 수동적이었기 때문에 그녀가 맨덜리 저택에서 느낄 불안감이나 답답함이 와 닿게 느껴졌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에서 맥심(아미 해머 분)은 강압적이기보다는 부드러웠고, 여주인공(릴리 제임스 분)은 1940년작보다 능동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맨덜리에 와서 적응이 안된다고 하는 것도 크게 몰입이 되지는 않았다. 1940년작에서는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는지도 알 수 없는 미묘한 상황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여주인공이었다고 한다면 여기서는 남편이 사랑하는 건 확실한데 왠지 댄버스 부인이 질투를 하는 것 같은 긴장감만 조금 있을 뿐이었다.

 

 

 

 

가면 무도회
가면 무도회

 

 

 

 

고전의 한계와 기술의 발전

 

영상미는 1940년작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히치콕의 작품은 엑스트라가 무척 적다. 모든 걸 통제하고자 했던 그의 욕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매우 적은 사람들이 등장해 자신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은 영상이 풍부해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엑스트라로 등장했고 그것이 영상을 볼 때는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예산의 차이와 기술의 발전으로 오는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로인해 이야기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1940년작은 맥심과 여주인공 사이에 데이트를 하는 횟수가 적었고, 그걸 보여주는 영상도 다채롭지 못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너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두 사람의 데이트를 풍요롭게 보여줬고 그로 인해 맥심의 청혼이 갑작스럽지 않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스릴러라는 장르의 관점으로 본다면 맥심의 갑작스러운 청혼이 오히려 맥심이라는 인물의 속을 알 수 없게 만들어서 더욱 불안하고 답답한 주인공의 심리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여러 장면을 추가해 맥심의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 리메이크작은 로맨스로는 좋을 수도 있지만 스릴러에서는 좋지 않았다.

 

 

 

 

같은 원작 다른 영화

 

결국 두 영화는 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을 뿐 완전히 다른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기대한 2020년 최신 레베카는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남녀 사이의 치정극 정도의 영화가 되고 말았다. 고전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고전도 영상이 밋밋하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 단점을 보완하면서 스릴러까지 살린 리메이크작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고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 앞에서 그것은 너무나 큰 욕심이었나 보다.

 

그러니 평소 고전을 보는 것을 안 좋아하고, 두 주인공의 로맨스에 집중해서 아름다운 영상을 보고 싶다면 리메이크작을 추천하지만 고전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이미 죽은 전 부인이 결혼한 남녀를 얼마나 괴롭히는지 그 불쾌한 감정을 모두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1940년작 히치콕의 레베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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