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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본 영화 <고백>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 (+감상 순서 추천)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원작도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는 원작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가 더욱 유명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소설이고 그것도 소설의 첫 장만을 따온 단편소설 '성직자'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소설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서 양쪽을 모두 다 읽어 본 입장에서 아직 읽지 않은 사람에게 두 작품의 차이점과 감상 순서를 추천하고 싶다.

아래에서 영화와 소설에 대해 살펴 보자

 

 

 

 

 

마츠 다카코

 

 

 

이야기의 전달 방식

 

원작 소설과 영화의 첫 장면에서는 전달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 소설에서는 1장 '성직자'에서 여교사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그 고백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 관한 것이고, 그 고백이 끝날 때까지 여교사의 독백으로만 구성된다. 영화도 이와 비슷하다. 모리구치 유코(마츠 다카코 분)가 교사를 그만두기 전 학생들 앞에서 딸을 죽인 범인에 관해서 고백을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이 장면은 대부분 그녀의 독백으로 이어진다. 작은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중간중간 학생들의 웅성거림이나 잡담 소리가 섞여 들어가지만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장면 이후에 영화와 소설의 방식이 달라진다. 소설은 제1장부터 마지막 장인 제6장까지 줄곧 독백의 형식을 빌린다. 때로는 누군가의 독백이기도 하고, 누군가가 쓴 기록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속마음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대화 형식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고 누군가의 독백을 빌린 채로만 등장한다는 것이다. 즉, 인물들끼리 대화를 하는 장면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소설의 느낌을 살려서 최대한 독백의 느낌을 살렸지만 역시 대화의 형식을 모두 누군가의 진술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화의 형식이 등장한다.

 

 

 

 

 

고백 하시모토 아이

 

 

 

인물의 감정

 

위에서 언급했듯 소설에는 직접적인 대화의 형식은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 누군가의 독백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기계처럼 느껴지고 차갑게 느껴진다. 그것이 작가가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설을 읽고 나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어떤 잔인한 장면 보다도 사람의 마음이 가장 무섭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소설에서 보다 등장인물들의 인간미가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소설처럼 사람의 마음이 정말로 무섭다는 감정은 여전히 유지한다. 소설보다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작가의 집필의도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주연인 마츠 다카코의 연기도 대단했지만 당시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을 가지고 이렇게 무서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의 연출(약 스포주의)

 

영화와 소설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연출로 인해 형성된 분위기일 것이다. 연기나 이야기를 제외하고 오로지 영상을 보기만 해도 아름다울 정도로 이 영화는 연출을 통해 원작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적재적소에 사용된 슬로우모션 기법이나, 라디오헤드(Radiohead)의 Last flowers는 영화의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 영화가 소설 원작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감독의 해석에 있다. 소설 원작에서는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에 대해서 감독은 자신만의 해석을 해서 그것을 영화 속에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장치로 심어두었다. 등장인물들의 독백만으로 기록된 소설을 단순히 영상으로 옮기는 것도 험난한 길이었겠지만 거기다 자신의 해석까지 더해 멋진 장면으로 펼쳐놓았다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다.

 

 

 

 

감상 순서 추천

 

영화 <고백>이 한창 한국에서 인기를 끌 동안 나는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미나토 가나에의 원작 소설을 읽게 되었고, 이것을 영상으로 어떻게 옮겼을지 궁금해서 영화도 보게 되었다. 그때 영화를 보고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봐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소설의 내용을 1로 본다면 영화는 거기다 감독의 해석을 더한 1+a 이기 때문에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본다면 +a를 더 얻게 되고, 그 a가 무엇인지 느끼면서 볼 수가 있다.

 

만약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봤다면 이미 전체적인 스토리도 아는 상태이고, 소설에는 영화에서 느꼈던 +a가 없기 때문에 뭔가 부족한 느낌도 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봐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정말 개인적으로 추천을 하자면... 소설을 보지 않고 영화만 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모른 채로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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