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슈츠는 리메이크 작임에도 원작과는 다른 드라마가 되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리메이크작을 지켜봤을 때 이는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리메이크작들은 원작의 눈치를 보며 자랐다. 원작의 팬들의 눈치를 보며, 원작의 그림자 속에서 자랐다.
혹은 원작에 반항하며 다른 길을 걸었으나 그 길로 나아가다 결국 고꾸라지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일드 슈츠는 달랐다. 일드 슈츠는 이를 탈피하기 위해 캐스팅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우선 주인공인 카이 역의 오다 유지를 봤을 때, 원작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둘 다 유능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나이 차가 무척 크다. 미드의 하비는 40대 초반의 젊은 변호사로 등장한다. 그러나 일드의 카이는 50대에 가까운 나이에 분위기도 원작에 비해 훨씬 중후하다.
또한 원작에서는 하비가 여자를 유혹하는 데 능하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줬다. 허나 일드에서는 일본의 분위기 때문인지, 그런 면은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 더 동양의 정서에 맞는 슈츠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물관계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원작에서는 마이크의 친구 둘이 커플로 등장한다. 그래서 마이크가 친구의 눈치를 보며 삼각관계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일드에서는 마이크의 친구 둘이 남매 설정으로 등장한다. 철없는 오빠를 돌보며 마음 고생하는 여동생역으로 나온 것이다. 그런데 그 여동생이 주인공인 스즈키를 짝사랑한다. 그렇게 히지리사와와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이 또한 매우 동양적이라고 생각했다. 서양에서는 흔치 않은 여동생이라는 개념. 동양에서는 여동생이라는 존재가 매우 친숙한 존재이다. 그래서 두 사람을 흔한 커플로 만들어 놓는 것보다, 여동생이면서 스즈키를 짝사랑하는 설정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히지리사와까지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였다.
미드 슈츠는 이미 완결되었다. 하지만 일드 슈츠는 지금부터이다. 2020년, 2년만에 시즌 2가 나왔다. 2022년에는 다시 2년만에 시즌3가 나올지도 모른다. 미드처럼 시즌9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컨피던스맨 JP처럼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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