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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맨> 데미언 샤젤의 조용한 클라이막스


퍼스트맨 포스터

 

 

데이언 샤젤 감독은 이전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통해 자신의 천재성을 입증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이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는 음악 영화라는 큰 범주에는 포함되지만 성격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영화이다. 하지만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두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퍼스트맨'은 앞의 두 영화와도 크게 다르다. 이 영화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아래에서 살펴 보자

 

 

 

 

 

퍼스트맨 라이언 고슬링

 

 

 

 

라이언 고슬링

나는 라이언 고슬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보면 볼수록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한 배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언 고슬링에게는 그런 매력이 없다. 인간미가 없고 왠지 나와 같은 뼈와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 아닌, 연료와 부품으로 이루어진 로봇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라라랜드에서 불안감속에 꿈을 좇는 그의 모습에 크게 몰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달랐다. 라이언 고슬링의 인생 캐릭터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영화 속 닐 암스트롱은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라이언 고슬링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자신의 딸의 죽음에도, 주변에서 동료가 죽어가도 그는 표정에 변화없이 자신의 삶을 밀어붙일뿐이다. 주변에서 그를 냉혈한이라고 욕을 해도 그는 전혀 개의치않고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을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이전의 영화와 달리 나는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다만 조금 염려가 되는 것은 평상시 라이언 고슬링에게 따뜻한 인간미같은 것을 느꼈을 분들에게는 이 영화에 몰입하기가 내가 라라랜드에 몰입하기 어려웠듯이 어렵지않았을까 싶다.

 

 

 

 

퍼스트맨 라이언 고슬링

 

절제된 연출

라이언 고슬링의 감정을 따라 이 영화는 모든 장면에서 철저히 절제되어있다. 달에 가는 SF영화이지만 대부분의 장면은 무표정한 닐의 복잡하면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할애된다.
라이언 고슬링이 닐을 연기할 때 슬픔이나 분노같은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듯이, 감독의 연출도 우리에게 장면 속 핵심감정을 대놓고 드러내지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최소한의 필요한 장면들만 보여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감정들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연출은 '위플래쉬'와 비슷하다. '위플래쉬'에서는 교수의 고함소리와 귀가 깨질듯한 드럼소리 주인공의 격렬한 움직임으로 우리의 감정을 극한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주인공 주변의 상황은 극한까지 치닫지만 감독은 절대로 그 극한의 감정을 보여주지않는다. 그렇기에 화면만 보면 움직임이 없고 평화로워보이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 있는 극한의 감정은 관객의 상상속에서 이루어진다. 즉, 감독은 우리 머릿속에서 '위플래쉬'가 재생되도록 영화를 연출한 것이다.

그런점에서 나는 데미언 샤젤 감독이 천재라고 생각한다. '라라랜드'가 개봉됐을 당시만해도 나는 큰 감동을 받지 못했기에 그런 생각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퍼스트맨'을 보고 데미언 샤젤 감독은 천재가 맞다고 단정지어버렸다.
그는 '위플래쉬'에서 장면을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퍼스트맨'에서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내 취향과는 별개로 '라라랜드'또한 그 해의 많은 영화제를 다니며 상을 휩쓸었다.

아직 3편의 영화만 연출한 감독임에도 나온 작품들이 버릴 작품없이 최고의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그런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다음 작품인 '바빌론'을 보고 내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모르겠지만 나의 평가 혹은 영화제의 평가와는 관계없이 분명 누군가에겐 인생 최고가 될 영화를 만들것이라고 확신한다.

 

 

 

 

퍼스트맨 라이언 고슬링

 

 

 

아쉬운점(스포일러)


다만 영화에 있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가 영화에 감동을 받은 부분은 절제된 연출로 감정을 극까지 끌어올리는 감독의 역량이었다.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절제된 연출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닐이 딸의 유품을 달에 놓고오는 장면에서 발생한다. 닐이 딸의 물건을 놓기 전까지는 우주복의 헬멧에 가려 닐의 얼굴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물건을 놓을 때 외부헬멧의 앞유리를 드러내 얼굴표정이 보이게 한다. 그렇게 드러난 닐의 얼굴은 지금까지 보여주지않은 슬픈얼굴을 하며 질질짜고 있다.

물론 이 장면으로 인해 지금까지 절제된 그의 감정이 해소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외부헬멧을 통해서도 눈 앞이 다 보이는 그가 그걸 드러내고 얼굴표정을 드러낸 것은 왜일까? 감독이 우리에게 그의 표정을 보여주기 위함을 제외한 닐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가 어떤 것이든 감독이 우리에게 라이언 고슬링의 우는 얼굴을 보여주려는 의도보다 더 설득력있는지는 모르겠다.

충분히 가려진 헬멧유리 속에서도 딸을 그리워하는 그의 마음이 전달이 되었을텐데, 마지막에 살짝 절제의 고삐를 풀어버린 연출이 너무 아쉬웠다.

내 개인적으로 라이언 고슬링은 로봇이다라는 편견이 있어서 그의 우는 얼굴에 몰입이 안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내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있어도 '퍼스트맨'은 내 인생에서 오랫동안 곱씹어볼 영화이고, 내게 있어 라이언 고슬링의 면모를 발견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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